
'영주야...'라고 부르는 말속에는
연구비 정산이 밀렸으니 도와 달라고 말하고,
과제계획서에 넣은 그림이 필요하니, 짱짱하게 하나 그려 달라고 말하고,
실험실 회식장소를 잡아 달라고... 가급적이면 내가 좋아하는 고기집으로 해달라고 말하고...
세미나가 있으니 다과를 준비해 달라고 말하고...
322호의 공간 활용이 좋지 않다고 말하고...
R&E 학생들 밥먹여 보내라고 말하고...
실험실원들 명절 선물 좀 챙기자고 말하고...
이렇게도 말하고...
저렇게도 말하고...
이 모든 말이 다 들어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영주가 지난 2년간 이렇게 지냈구나...
축구에만 '리베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영주가 우리 실험실의 리베로였다.
내 손 가장 가까운 곳에서...늘 웃으며 도와주던 영주가 있었다.
그러느라 지 속은 얼마나 답답하고...발은 동동거렸을까.
이런 영주가....논문도 멀쩡히 써 내고 졸업을 한다.
뽀그리 머리로 석사 지원서를 쓰던때가 정말 엇그제 같은데...
어제 두툼한 학위 논문을 떡~하니 내민다.
고맙고...대견하다....
뚜벅뚜벅 잘 걸어가는 것 같아...보기가 참 좋다.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에...니가 지나온 발자국이
추억이 되고...자신감이 되고...강인함이 되고...
좀 속되지만...밥벌이가 될 것이다.
그때까지 줄기차게 그 이름 부를 것이다...
'영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