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도 아닌데...
바람이 불면...
간혹 요즘말로 '멍 때린다'는 표현으로
먼 산을 넋 놓고 바라보곤 한다.
오늘은 유난히 그런 날인 것 같다.
누군가 오랜만에 찾아와서 그 동안의 얘기를 늘어놓았다.
어쩌면 일상적이고 웃고 넘길 수 있는 말이기도 하고
어쩌면 정말 가식적이면서 지루하기 짝이없는 말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많은 말 중에서도 나를 들여다 볼 때가 있다.
한 없이 초라해지고, 한 없이 바보스럽게 느껴지는 그런 때...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와 버린 것 같아 두려움이 가득한 그런 때...
아마... 꼭 하나만의 문제만은 아니겠지.
내 속에 담긴 많은 것들이 비좁은 틈 속에서 맴돌고 또 맴돌아
한참은 뒤엉켜버린...
가끔은 오늘 같을 때가 있다.
- 멍 때리는 순간, 자판 몇 자 두드려봤을 뿐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