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생명과학회 윤부현 회장
Back to the Basic ‘방사선생명과학회’
방사선에 기반한 환경조성으로 학회의 지속 성장에 기여
2025년 1월 1일, 한 해의 시작과 함께 방사선생명과학회도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지난해 11월 ‘2024 방사선생명과학회 추계학술대회 및 정기총회’에서 제16대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부산대학교 생명과학과 윤부현 교수는 올 1월 취임과 함께 기본에 근간을 두고 탄탄한 학회의 미래를 다지기 위해 ‘Back to the Basic’을 임기 중 목표로 정하고,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윤부현 신임회장은 임기 중에 ‘회원 상호간 친목 증진, 방사선 연구생태계 복원, 학회 위상 및 신진연구인력 역량 강화’ 등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호에서는 윤부현 회장을 만나 방사선생명과학회의 미래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방사선의 생물학적 효과와 활용을 연구하는 전문학술단체
방사선생명과학회는 방사선 종양학, 방사선 생물학, 핵의학, 방사선비상진료, 병리·진단검사의학, 원자력 안전 등 ‘방사선 의생명 분야’ 전문 학술단체로, 2002년 11월 창립했다. 방사선의 생물학적 효과와 활용을 연구하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인 이 학회는 200여 명의 회원이 방사선 생명과학의 연구와 응용을 위해 활발한 학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방사선생명과학회는 매년 춘계와 추계 두 번의 학술대회를 개최해 방사선 의생명 학문 저변 확대에 이바지하고 있으며, 국내 10여 개의 원자력 관련 유관 단체의 모임인 ‘원자력협의회’의 일원으로도 학술 및 교류 활동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ACRR(Asian Cogress of Radiation Research)의 회원국으로, 4년마다 개최되는 국제 학술대회를 비롯해 다양한 국내외 학술 활동을 주관 및 지원하고 있다.
▶ 16대 회장으로 1년간 학회를 이끌게 된 윤부현 신임회장
올해부터 방사선생명과학회를 이끌게 된 윤부현 회장은 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로, 18년간 재직하면서 국가원자력진흥위원, 한국연구재단전문위원, 부산대 장수해양바이오 혁신인력 양성 교육연구단장, 학생부처장·기획부처장·홍보실장 등을 역임한 전문가다. 학회 활동도 대학에 부임한 이후 2009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특히 총무이사, 학술이사, 홍보이사, 재무이사, 감사 등을 거쳐 부회장직 수행까지 학회 전반에 걸친 업무를 두루 맡으면서 학회 활동을 이해를 높여온 적임자다.
“아직 회장직을 수행하기에는 다소 젊은 나이라 여러 차례 고사했다”라는 윤부현 회장은 “많은 이사님께서 꾸준한 학회 활동에 많은 점수를 주시고 추천해 주신 것 같다”라며 추대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2020년 8월부터 4년간 원자력 관련 최고 의결기구인 ‘국가원자력진흥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는 윤부현 회장은 “이 자리는 방사선 관련 연구가 많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열심히 활동하라는 취지로 생각된다”라며, “부담스러운 자리인 것은 분명하지만, 제가 좋아하고 열심히 활동해 온 학회인 만큼 영광스러운 자리이기에 최선을 다해 학회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방사선생명과학 관련 산업 육성과 학회의 역할
최근 몇 년간 다양한 대내외적 상황으로 인해 많은 방사선 활용 연구 분야가 성장 동력을 잃었다. 여기에 더해 오랫동안 방사선 관련 연구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던 ‘방사선기술개발사업(이하 방기사)’이 일몰된 후 후속 연구지원사업이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국가 R&D 패러다임의 변화도 비발전 분야 방사선 연구자들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윤 회장은 이러한 문제를 무조건 외부로 돌리기보다는 내부적으로도 원인을 찾아 자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방기사처럼 장기간 꾸준하게 많은 지원을 해 줬음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논문이 아니더라도 유의미한 실적도 만들어 내지 못했다”라는 윤 회장은 “그런 면에서 볼 때 국가과학 정책입안자들로서는 국가 경제나 생활에 체감되는 연구 분야에 재원을 돌릴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윤 회장이 미션으로 정한 ‘Back To The Basic’ 역시 이러한 연구 환경을 조금이라도 개선하려는 노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학회원 모두가 일심으로 우수한 실적을 만들기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대표적인 성과들을 널리 알린다면 방사선생명과학의 위상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하는 윤부현 회장은 미세플라스틱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미세플라스틱의 산모 및 태아에 대한 영향 등의 연구는 학문적인 연구성과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학회 차원에서도 이러한 연구들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다”라고 윤부현 회장은 부연했다.
이와 함께 윤 회장은 “국가 원자력 연구와 산업의 근간을 기획하는 ‘원자력진흥종합계획’ 6차 계획이 2026년까지 완료되고, 2027년부터는 새로운 5개년의 7차 계획이 수립된다”라며, “이를 위한 준비가 올해부터 더 활발히 준비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학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방사선 연구의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우리 학회는 국가 성장 전략 마련에 방사선 분야의 ‘지적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성장과 혁신을 위한 회기, ‘Back to the Basic’
방사선생명과학회는 지난 십여 년간 융합연구, 국제화 등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융합연구를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방사선 생물학, 방사선의학과 관련성이 다소 적은 분야도 포용하며 연구의 외연은 넓혀왔지만, 방대한 분야를 포용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관련분야 회원들의 발표 기회가 적어지게 되었다. 이와 함께 방사선 생물학과 방사선의학분야 젊은 연구자들의 유입도 줄어들게 되었다.
“학문의 흐름이 급격히 바뀌고 있으나 우리 학회처럼 작지만, 전문분야에 특화된 학회는 관련 산업의 학문적 발전뿐만 아니라 산업적 성장에도 기여할 책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윤부현 회장은 이를 위해 “방사선 의생명 분야의 기초과학 연구를 발전시키기 위한 신진연구자 풀(Pool)을 만들고, 우리 학회가 젊고 유능한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 활동을 펼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도록 일조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 기본과 정체성을 지켜가기 위한 새로운 구성
회장직 수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업무 중의 하나가 함께 활동할 이사진을 구성하는 것이다. “취임 직후 이사진 구성을 마무리하고, 홈페이지도 업데이트했다”라는 윤 부회장은 우수 논문 발굴을 위한 기회 확대와 함께 ‘전 회원의 이사화’를 목표로 세웠다. 특히 회원들의 적극적인 활동 유도를 위해 이사진을 대폭 확대하고, 이사진 각각에 맞는 미션을 주었다고 한다. “그간 열심히 활동해 온 기존 이사진들은 물론이고, 방사선 분야에서 새롭게 활동하시는 젊은 연구자들을 대거 신규 이사로 추대해 38명의 이사진을 구성했다”라고 말하는 윤부현 회장은 “전임 회장님들은 자문위원으로 모셔 많은 부분에서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윤 회장은 총무이사, 학술이사와 함께 실무위원회를 새롭게 발족시키고 학회의 중점사업 중 하나인 춘·추계 학술대회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또 지난 2월 14일에 1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16대 이사진과의 논의를 통해 ‘2025 춘계 학술대회’를 오는 6월 4일, 5일 양일간 부산 해운대에서 개최키로 확정했다. “유능한 사람들이 많이 모인 집단일수록 크고 작은 잡음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일의 중심에서 조정자 역할을 해 나가는 일 또한 사람, 특히 조직 리더와 이사진의 몫”이라며, “회원들에게는 참여하지 않으면 후회하는 학회, 방사선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학문과 산업, 그리고 기술 발전에 이바지하는 학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그동안의 경험을 쏟아붓고 싶다”라고 말했다.
▶ 방사선 분야 기초연구는 ‘보호 학문’
일각에서는 ‘방사선’이라는 말 자체가 학문적 경계처럼 느껴지게 한다고 말한다. 특히 에너지인 방사선이 세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밝히기가 쉽지 않고 데이터도 일관성 있게 나오지 않아 신임연구자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연구 분야이다. 그러나 윤 회장의 생각은 다르다. “방사선이라는 용어가 연구자들에게는 허들이 될 수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방사선생명과학만큼 융합연구를 하기 좋은 학문이 없다”라고 말한다.
다만, 방사선 의생명 연구가 지속성을 갖고 우수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초연구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윤 회장은 강조한다. 특히 “방사선의 활용성을 키우기 위한 기초연구가 신임 교수들이나 연구자들에게 외면받지 않도록 성급한 실적·성과 요구는 자제되어야 한다”라며, 방사선 의생명 기초과학 연구는 ‘보호 학문’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하고, “원전 문제가 생길 때만 방사선 인체 영향 연구에만 관심 두지 말고, 그 기저를 알리는 기초연구도 지속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 연구자의 말소리를 듣고 세포가 자란다!
벼는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이야기가 있다. 농작물이 많은 열매를 맺기까지 농부의 정성이 그만큼 필요하다는 뜻이다. “연구 역시 ‘연구자의 말소리를 듣고 세포가 자란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연구에 얼마만큼 집중하느냐에 따라 그 성과도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하는 윤부현 회장은 “학회도 회원들의 꾸준한 참여로 성장한다”라며, “회원분들의 참여는 학회 성공의 크기를 결정하므로 함께 만들어가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방사선생명과학회는 태생 자체가 원자력의학원”이라는 윤부현 회장은 “회원들의 마인드 자체도 우리 학회는 의학원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분위기가 학회 전반에 깔려있기 때문에 의학원에서도 학회 활동에 깊은 관심을 두길 바라며, 의학원 소속 회원들은 살신성인의 자세로 더 주도적으로 학회 활동에 참여해 주시길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출처: 방사선의학 웹진-방사선의학의 창 3월호 https://www.rmwebzine.re.kr/newshome/mtnmain.php?mtnkey=articleview&mkey=scatelist&mkey2=75&aid=8188